문선영 <A piece of Self>
문선영 <A piece of Self>
*이하 이미지와 함께 수록된 글은 작가와의 인터뷰 및 작가노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문선영은 낚싯줄을 이용한 염색, 크로셰(코바늘뜨기) 기법으로, 보이는 세상 너머의 근원적인 것을 표현하는 유기적인 입체 조형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전시명과 관련해 생각하면 ‘나’의 특성을 이루는 근본적인 요소들의 일부를 죽음 이후로 가져가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self’는 겉으로 보여지는 ‘나’에 국한된 것이 아닌 더 넓고 근원적인 어떤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죽음은 모든 것들의 단절과 끝이 아닌 연속적인 과정의 무엇임을 뜻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이상자 표면에 암호화된 코드를 쓰고,
안에는 낚싯줄을 염색해서 만든 작은 조형물을 넣었다.
코드는 나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이나 영감을 주었던 풍경을 찍은 사진들과, 내 삶의 의미에 대해 적은 문장 등을 암호문으로 바꾼 것의 일부분이다.”
“낚싯줄은 가볍고 유연하지만 질기고
매끄러운 표면과 강한 탄성으로 인해
원하는 대로의 형상을 100%로는 만들 수 없다는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마치 모든 인간의 삶이 그러하듯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는 없다는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명확하게 실체를 정의할 수는 없지만 세상의 전반에
흐르는 생명에너지의 영속성과 미묘함을
상징하고 있다.
구름과 같은 형태는 이 모든 ‘현상’들의 변화무쌍함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일시적이고 제한성을 지닌 개별적인 사건들이지만, 근본적, 전체적으로는 영속적인 ‘생명현상’임을 내포하고 있다.
붉은 색과 낚싯줄이 복잡하게 엮인 크로셰 구조는 마치 붉은 핏줄로 이뤄진 심장과도 비슷해 보이며,
삶의 복잡한 인연의 얽힘을 뜻하는 것 같기도 한다.”
내 살의 세포들은 죽어갈 것이다.
세포들의 죽음 이후, 그 세포들을 꿰어 생명을 유지하던 어떤 것은 어디로 갈까?
나를 나 답게 만든 그것은 어디로 갈까?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모습을 바꾸더라도 세상 어딘 가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의 한 부분을
당신이 내 관에 넣어 주길 희망한다.
- 작가노트